새로운 감독은 어디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표류하고 있다. 새 수장이 선임됐지만 또 한 번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렀다. 8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서 김기중 신임 감독이 아닌, 김대경 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한국배구연명(KOVO)은 이날 “흥국생명이 감독 선임 업무를 마무리하는 관계로 김대경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선다”고 알렸다.

논란의 연속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김여일 단장과 권순찬 감독의 동반 사퇴 소식을 전했다. 사실상 경질이었다. 지난해 4월 부임한 권순찬 전 감독은 팀을 2위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해임 통보를 받고 팀을 떠나야 했다. 구단은 “방향성이 맞지 않았다”는 애매모호한 설명을 내놓았다. 신용준 신임단장은 “전임 단장과 감독이 의견 대렵이 많아 구단주가 동반사퇴 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더 커졌다.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흥국생명은 권순찬 전 감독과 작별한 뒤 이영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 역할을 맡겼다. 설상가상 이영수 감독대행도 한 경기만 소화하고 사퇴했다. 대행을 맡은 첫 경기였던 5일 GS칼텍스전을 마친 뒤 스스로 물러난 것. 이튿날 흥국생명은 김기중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김기중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팀 수석코치를 지냈던 인물이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도 계약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불신이 계속 자란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감독이 선임됐음에도 대행체제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흥국생명의 어설픈 행정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지점이다. 구단 안팎으로 잡음이 계속 불거지는 것을 고려하면 보다 신중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각에선 김기중 감독 선임과 관련해 예상보다 내부 반발이 커 고심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베테랑 김연경은 앞서 “사실 다음 감독님이 오셔도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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